와인의 포도 품종 정리 (세번째)
양조용 포도는 생식용 포도와 차이가 있다. 포도는 포도속(Vitis)에 여러 종이 속해있다. 양조용 포도는 대부분 유럽종인 비니페라(Vitis vinifera)종이다. 생식용 포도는 미국이 원산지인 라브루스카(Vitis labrusca)종으로, 한국을 포함한 극히 일부 국가에서 식용 포도로 와인을 생산한다.
흔히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나 샤르도네(Chardonnay) 같은 품종은 양조용 포도인 비니페라의 변종이다. 양조용 포도는 1만 개 이상 변종이 있지만, 이들 중 흔히 볼 수 있는 품종은 극히 제한적이다.
양조용 포도는 생식용 포도에 비교해 포도알 크기가 작고, 과육에 비교해 껍질 비율이 높다. 생식용 포도가 평균 17~19브릭스(Brix) 당도를 지니는 바와 달리 양조용 포도는 평균 24~26브릭스로 당도가 높고 또한 산도도 높다.
1. 진판델
Zinfandel / (유사종 프리미티보) - 크로아티아 원산이자 지금은 미국의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와인용 품종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탈리아에서는 프리미티보라고 부르며 진판델과 유전자가 유사한 품종이 존재한다. 과거 진판델은 이탈리아의 프리미티보(Primitivo)품종과 같다고 여겨졌으나, 유전자 분석에 따라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품종이라고 밝혀졌다. 1820년대 조지 깁스(George Gibbs)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미국 롱 아일랜드(Long Island)로 가져와 1840년대 프레데릭 마콘드레이(Frederick Macondray)가 캘리포니아로 가져왔다고 알려져 있다. 진판델이라는 이름은 오스트리아 품종인 치어판들러(Zierfandler)와 혼동하며 붙여졌는데, 이 치어판들러 품종은 크로아티아에서 유래했으며 유전적으로는 진판델과 매우 비슷하나 같은 종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진판델로 만든 레드와인은 당도가 상당히 높고 와인의 도수도 높은편이며 잔당이 남아 약간의 단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매우 깊은 바디감과 블랙베리같은 향이 나는것이 특징이다. 그 외에 화이트진판델이라는 가벼운 로제와인으로도 만들어진다. 진판델은 열기를 좋아하는 품종으로 알코올 도수가 14% 이상일 때, 포도가 지닌 풍미를 극대로 풍긴다. 진판델로 만든 와인은 심한 경우 알코올 도수 17%에 이르기도 한다. 진판델은 배수가 잘 되며,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에서 잘 자라며, 계곡보다는 평지쪽에서 잘 자란다. 진판델 와인은 흑후추, 클로브, 계피, 오레가노, 꽃, 크랜베리와 딸기 향을 지닌다. 포도가 더 잘 익은 경우, 블랙커런트, 블랙 체리, 자두, 검포도 풍미를 낸다. 서늘한 기후에 진판델이 덜 익은 경우, 그린빈스, 아티초크, 피망, 민트, 유칼립투스 향을 낸다. 입에서는 진판델 와인은 견과류와 초콜릿 풍미를 지닌다. 진판델은 매우 다재다능한 와인으로 바베큐한 닭고기, 토마토 소스를 곁들인 피자 혹은 파스타, 햄버거 등과 잘 어울린다. 미국의 와인평론가이자 작가인 레슬리스보록의 비유에 따르면 진판델은 '검은색 가죽바지'다.
진판델은 캘리포니아의 와인 양조 초창기만 해도 '제네릭'와인이나 '저그'와인의 원료로 쓰였다. 그러나 지난 30년 동안 적포도 품종 중 최고 품종의 하나로 도약했다. 진판델 와인을 고를 때 단 하나의 문제점이라면 스타일이 너무 다양하다는 것이다. 생산자에 따라 타닌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묵직하고 풍부하고 원숙하며 알코올 함량이 높고 스파이시하며 연기냄새가 나고 진하며 풍미가 강한 스타일에서부터 아주 가볍고 과일 풍미가 나는 와인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진판델은 화이트 와인도 있다.
2.프리미티보
Primitivo. 이탈리아 남부 레드 품종이다.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 프리미티보는 진판델(Zinfandel)과 유사한 품종이다. 어떻게 이 품종이 미국에서 이탈리아로 전해졌는지는 파악되지 못했다. 프리미티보라는 이름은 '이른 것(Early one)'이라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프리미티보는 껍질 색이 매우 진해서 잉크 같은 색을 띠며, 탄닌이 강하고, 알코올이 높은 와인을 만든다.
3. 그르나슈
Grenache(그르나슈 / 가르나차) - 그르나슈는 프랑스 남부 지역 레드 품종이다. 그르나슈 누아(Grenache Noir)라 부르기도 한다. 프랑스 외에도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분포되어 재배되고 있다. 그르나슈는 스페인, 이탈리아 사르데냐, 호주, 캘리포니아에서 주로 재배된다. 스페인에서는 가르나챠(Garnacha) 혹은 가르나챠 틴타(Garnacha Tinta)로 불리며 이탈리아 에서는 칸노나우(Cannonau), 가르나챠 네그라(Garnacha negra) 등으로 블린다.
그르나슈/가르나차의 최대 재배지는 프랑스(9만 6,000헥타르), 스페인(8만 3,000헥타르), 캘리포니아(7,700헥타르), 오스트레일리아(4,000헥타르) 순이다.
그르나슈는 대부분 스파이시하며, 열매 풍미를 지니며, 부드러운 질감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이 된다. 그르나슈 품종은 쉽게 산화되는 경향이 있어 긴 숙성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색이 갈색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숙성된 그르나슈의 경우엔 특징적으로 타르와 가죽 향을 낸다. 그르나슈를 주로 사용하는 와인은 산미, 타닌, 색이 부족하기 쉬워 시라, 까리냥, 템프라니요, 쌩쏘 등의 품종과 블렌딩한다. 그르나슈는 대부분 남부 론 밸리에서 재배되며, 그 중에서도 특히 샤또네프-뒤-빠쁘에서는 와인의 80%이상을 그르나슈를 섞는다.
스페인에서는 가르나차(Garnacha) 로 불리며 아라곤(Aragon), 카탈라유드(Catalayud)에서 재배되며, 리오하(Rioja)에서는 템프라니요에 블렌딩된다.
호주에서는 맥 라렌 베일(McLarel Vale)지역에서 그르나슈에 시라와 무르베드르를 블렌딩한 와인인 쥐에스엠(GSM)을 만든다.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는 99%이상 그르나슈를 사용해 만든 와인을 카노나우 디 사르데냐(Cannonau di Sardegna)라고 부른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는 그르나슈로 로제 와인을 만들며, 프랑스에서는 특히 타벨(Tavel), 스페인에서는 나바라(Navarra)지역을 꼽을 수 있다. 당분이 높이 올라가는 그르나슈의 특성을 살려 주정 강화 와인에 쓰이기도 하는데 레드 와인으로 만든 뱅 드 나투렐(Vins doux Naturel)과 바뉼(Banyul)그리고 호주의 주정 강화 와인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르나슈로 만든 와인은 라즈베리, 딸기 향이 두드러지며, 이 외에 블랙커런트, 블랙 체리, 블랙 올리브, 커피, 생강 과자, 꿀, 가죽, 흑후추, 타르, 스파이스, 구운 견과류 향을 느낄 수 있다. 생산량을 지나치게 늘리면, 허브 향이 묻어난다.
4. 피노 그리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는 늦수확한 피노 그리로 피노 그리 셀렉시옹 드 그랭 노블(Pinot Gris Selection de Grains Nobles)라는 달콤한 고급 와인을 만들기도 한다. 이 와인은 꿀 향이 진하며, 아주 달콤하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외에 뉴질랜드, 미국에서 피노 그리를 재배하는데 좀 더 가벼운 바디에 산미가 좋은 스타일로 양조된다. 드라이한 피노 그리 와인은 해산물 요리에 잘 어울린다.
5. 피노 블랑
Pinot Blanc / Pinot Bianco(피노 블랑 / 피노 비앙코) - 피노 블랑은 프랑스 알자스(Alsace), 이탈리아 알토 아디제(Alto Adige),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주로 재배되는 화이트 품종이다. 피노 블랑은 일반 화이트 와인, 스파클링 와인, 디저트 와인 등 다양한 스타일로 만들어진다. 피노 블랑의 고향은 프랑스 알자스로 리슬링의 명성에 가려졌지만, 매우 다재다능한 품종으로 평가받는다. 피노 블랑으로 만든 와인은 풀 바디에 산미가 좋으며, 오크 숙성에도 적합하다. 와인은 사과와 아몬드, 간혹 훈연향이 스친다. 입에서는 와인이 미네랄과 사과 풍미를 적절한 강도와 무게로 전해준다. 알자스에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인 크레망 달자스(Cremant d'Alsace)에도 사용되는데, 와인에 바삭한 산미와 견과류 풍미를 더해준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피노 블랑은 피노 비앙코(Pinot Bianco)로 불리며, 프랑스 피노 블랑보다는 가벼운 바디에 바삭한 산미를 지닌 와인이 된다. 또한 프란치아코르타(Franciacorta)라고 불리는 이탈리아 고급 스파클링 와인에도 쓰인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단일 품종 와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며, 가벼운 바디에 바삭한 산미를 지니는 와인으로 양조되며, 오스트리아에서는 달콤한 디저트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이 외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에서도 피노 블랑이 재배되고 있다. 와인은 감자요리, 태국 음식, 구운 닭고기와 잘 어울린다.
6. 산지오베제
'제우스(Giove)의 피(San)'라는 뜻의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레드 품종이다. 밝고 강렬한 루비색 와인을 만드는 산지오베제는 네비올로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2대 품종이다. 시큼하고 드라이한 맛에서 복잡하고 우아한 맛까지 다양한 맛을 내는 산조베제는 변종이 열다섯 가지나 될 정도로 지역마다 색다른 산조베제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산조베제 와인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단순하고 가벼운 북부의 '산조베제 피콜로'와 고급스럽고 우아한 토스카나의 '산조베제 그로소'다. 특히 피렌체와 시에나 사이에 있는 키안티 지역의 키안티 클라시코 마을이 산조베제의 명산지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키안티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되는 품종이다.
7. 소비뇽 블랑
프랑스 보르도(Bordeaux)와 그라브, 루와르 지방에서 많이 사용되는 품종이다. 보르도가 고향인 이 품종은 세미용과 함께 드라이한 화이트와인의 주종을 이룬다. 풀과 과일 냄새 등 향이 상당히 자극적이고 산도가 비교적 높고 드라이한 맛에 톡 쏘는 자극을 주며 비교적 추운 지방에서도 잘 자라면서 고유의 향을 발휘한다. 소비뇽 블랑은 보르도 외에 루아르강가의 상세르와 푸이-퓌메가 유명하다. 보르도에서는 세미용과 블렌딩하는게 일반적이다. 소비뇽 블랑 와인 가운데 프랑스 상세르에서 만든 것을 토질상 최고로 꼽고 신세계에서는 미국과 뉴질랜드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와인평론가이자 작가인 레슬리스보록의 비유에 따르면 소비뇽 블랑은 '빳빳한 흰 블라우스, 갓 세탁한 면셔츠 같은 와인'이다.
8. 네비올로
Nebbiolo - 왕의 와인으로 널리 알려진 바롤로. 이 와인의 품종이 바로 네비올로다. 과거부터 피에몬테 언덕의 자욱한 안개(Nebbia)와 함께 포도를 수확했다 하여 네비올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재배하기 굉장히 까다로운 품종으로 알려진 네비올로는, 배수가 잘되는 석회암 토양에 남향을 바라보는 경사진 언덕에서 자라는 경우에만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 피에몬테 내에서는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품질의 와인이 생산된다. 붉은 체리, 붉은 자두, 진한 말린 장미 향에, 숙성이 진행되면 정향, 시나몬, 감초, 송로 버섯, 담배, 가죽과 같은 3차 향이 우아하고 섬세하게 피어난다. 그리고 두꺼운 껍질임에도 불구하고 색소가 적어, 와인의 색이 맑고 투명하다. 네비올로는 꽃이 일찍 피고, 포도가 늦게 익는 특징 덕분에 당도, 산도, 그리고 타닌이 많이 축적된다. 최종적으로 알코올, 산도, 타닌이 모두 높게 나타나는 풀바디 와인이 만들어진다. 특히 바롤로의 경우, 오랜 기간 오크 숙성과 병 숙성이 필수적이다.
와인의 특성 때문에 남성적인 느낌의 바롤로를 이탈리아 와인의 왕, 여성적인 느낌의 바르바레스코를 이탈리아 와인의 여왕이라 부르기도 한다. 바롤로가 바르바레스코에 비해 더 튼튼하고 바르바레스코는 바롤로에 비해 더 섬세하다는 인식이 있긴 하나 일반적인 성향일 뿐 당연히 와이너리에 따라 스타일의 차이를 보인다. 두 와인은 재배 방법이나 양조 과정이 거의 비슷하고 떼루아의 차이와 와인메이커의 재간에 따라 나뉘게 된다.
9. 바르베라
Barbera : 바르베라는 이탈리아 피에몬테에서 2번째로 중요한 레드 품종이다. 바르베라는 굉장히 직접적인 체리향과 포도 자체 맛을 지닌다. 신선하고, 산미가 좋다. 오크 숙성된 경우엔 생동감있는 향에 바디가 더욱 좋으며, 부드럽다. 짙은 색깔, 낮은 타닌, 높은 산미, 자두 와 향신료, 체리 아로마를 지닌다. Sangiovese 와 Montepulciano 품종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세번째로 많이 재배되는 품종이다
10. 까르미네르
Carmenere(까르미네르 / 까르메네르 / 카르메네르) - 카르메네르는 칠레를 대표하는 레드 품종이다. 본래 프랑스 보르도에서 와인 블렌딩에 사용되던 품종이었지만 낮은 생산성과 열매를 맺는 데 실패하는 질병(Coulure)에 취약한 탓에, 보르도 지역이 필록세라 진드기로 황폐해진 후 자취를 감췄다. 1994년 포도 품종학자 장 미셀 부르시코(Jean Michel Boursiqout)가 칠레를 방문해 칠레에서 메를로로 재배되던 적포도가 원래 유럽의 필록세라 대재앙 전에 칠레에 전해진 카르메네르라는 품종임을 확인했다. 카르메네르는 현재 칠레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다. 주로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와 블렌딩 되며, 그 비중은 상당하다. 알마비바, 세냐와 같은 고품질 와인에서도 카베르네 소비뇽 다음으로 비중이 높다. 단일 품종으로도 와인이 출시되는데, 특히 따뜻한 칠레 내륙의 분지에 위치한 포도밭에서 고품질 와인이 만들어진다. 카르메네르는 두꺼운 껍질에 일찍 싹이 트고 매우 늦게 열매가 익는다. 따라서 긴 성숙 기간 동안 쌓이는 포도의 높은 당도로 인해 높은 알코올에 블랙베리, 블랙 체리, 후추, 초콜릿 캐릭터를 보여주는 풀 바디 와인이 만들어진다. 굉장히 늦게 수확해야 하는 포도라서 잎이 빨갛게 물들 무렵에나 겨우 수확하기 때문에 가을비 내리는 계절에 직면하고 마는 프랑스 등지에서는 거의 재배하지 않는 품종이다. 콘차 이 토로 사(社)는 원래 칠레에서 메를로와 섞어 심어 혼동됐던 까르메네르를 처음으로 단독으로 심어서 키운 선구자이다. 카르메네르는 잎 가장 자리가 붉은 빛은 띤다. 서늘한 지역에서 덜 익은 포도로 와인이 만들어질 경우, 초록 피망 향이 난다. 토양과 기후가 잘 맞지 않으면, 이 품종은 피망향이 과하고 과잉 생산되며, 풍미가 묽은 와인이 된다. 하지만, 잘 만들어진 카르메네르는 검은 열매, 자두, 스파이스 풍미가 풍부하며, 둥글고 부드러운 탄닌을 지닌다. 달콤하며 감칠맛이 도는 과실 풍미가 입 안을 꽉 채워주며, 질감이 아름다운 와인으로 음식과 아주 잘 어울리는 와인이 된다.
참조: 위키백과, 네이버 지식 백과
내일도 추가 와인 품종 정리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내일 만나요~^^
와인의 포도 품종 정리 (첫번째) (tistory.com)
와인의 포도 품종 정리 (두번째)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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